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침수된 경북 포항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실종됐던 주민 9명 중 2명이 구조됐습니다. 이들이 물로 가득 찬 지하 주차장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건 곡선으로 이뤄진 지하 주차장 진출입로에 에어포켓(침수되거나 침몰됐을 시 공기가 남아있는 공간)이 형성된 덕분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소방당국에 따르면 7일 오전 6시 기준 포항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총 8명이 구조됐는데요. 생존자는 2명, 심정지 상태는 7명입니다.



가장 먼저 구조된 전모씨(남·39)는 지난 6일 저녁 8시15분쯤 지하 주차장에 설치된 냉·온수 배관에 거꾸로 매달린 채로 구조됐는데요. 전씨는 구조 당시 부축을 받긴 했으나 구조대원들과 걸어나올 만큼 온전한 모습이었습니다. 전씨는 저체온증을 호소하긴 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씨는 이날 물난리가 나기 시작한 전날 오전 6시부터 구조되기까지 무려 14시간 동안 지하 주차장에서 맨몸으로 버텨낸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소방당국은 전씨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곡선으로 둥글게 이어진 지하 주차장 진출입로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구조된 전씨는 차량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었으며 또 물 속에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옷을 벗고 에어포켓으로 추정되는 공간에 서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해당 주차장 진출입로 천장에 울퉁불퉁한 요철이 있어 물이 가득 차지 않은 상태로 에어포켓이 만들어졌으며 지하 주차장에 물이 차오름과 동시에 차량에서 탈출한 전씨가 에어포켓 공간에 설치된 배관을 붙잡은 상태로 매달려 있어 생존할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전씨는 배관에 매달려 있다가 수색작업 중이던 구조대원들을 발견하고 직접 구조대원들에게 다가오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날 밤 9시41분 김모씨(여·52)도 또다른 배관 위에 누워 있다가 수색 중이던 구조대원들에게 발견돼 안전하게 물 밖으로 나왔는데요. 해당 아파트 지하 주차장의 상부 배관과 천장 사이에는 약 30cm 정도 폭의 틈이 벌어져 있었으며 김씨는 이 공간에 엎드려 있다가 구조대원들에게 발견됐습니다.하지만 이후로 발견된 실종자 7명은 모두 심정지 또는 사망 추정 상태로 발견됐습니다.